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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계 리뷰 (AI 영화, 서사 완성도, 넷플릭스)

by starmini1 2026. 6. 13.

 

솔직히 저는 'AI로 만든 영화'라는 말만 믿고 꽤 기대를 품었습니다. 주말 저녁, 육아에서 겨우 풀려난 뒤 넷플릭스를 켰는데, 한 시간짜리 영화라기에 부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기술보다 이야기가 먼저였어야 하는데"였습니다. 국내 최초 AI 생성 영화라는 타이틀이 과연 영화 자체를 받쳐줄 수 있었는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AI 영화라서 새로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AI를 활용한 영화라고 하면 시각적으로 압도적이거나, 기존에 볼 수 없던 장면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중간계를 보고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
영화 초반, 장례식장에 국정원 요원, 경찰, 배우, PD 등 다양한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설정 자체는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캐릭터들 사이에 쌓이는 관계나 맥락, 이른바 서사적 개연성(Narrative Plausibility)이 제대로 붙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서사적 개연성이란, 등장인물의 행동과 감정이 앞뒤 맥락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관객이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의 흐름을 말합니다. 이게 흔들리면 아무리 볼거리가 많아도 몰입감이 깨집니다. 중간계는 바로 이 지점에서 흔들렸습니다.
영화 시작 20분 만에 주인공 전원이 승합차 사고로 사망하며 '중간계', 즉 이승도 저승도 아닌 공간으로 진입합니다. 파격적인 도입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캐릭터에 채 정이 들기도 전에 이야기가 전환되어 버리니 감정적으로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는 관객이 이야기에 투자할 시간 자체를 빼앗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눈에 걸렸던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와 AI 생성 이미지 사이의 시각적 이질감이었습니다. 이를 영상 제작 용어로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언캐니 밸리란, 인간과 유사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 존재나 이미지를 봤을 때 오히려 더 강한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AI가 생성한 배경이나 존재들이 실제 배우와 어우러질 때 이 간극이 느껴졌고, 배우들이 마치 허공을 향해 연기하는 듯한 어색함은 영화 내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중간계에서 영혼을 심판하는 12지신의 존재들이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쫓기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한국 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영상 콘텐츠 몰입 요인 연구에 따르면 추격과 긴장의 연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카메라 움직임과 편집 템포의 호흡감입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https://www.kocca.kr)).).) 그 기준으로 보자면 중간계의 추격 장면은 위기감을 전달하는 데 있어 아쉬운 점이 분명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확인된 AI 연출의 한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캐릭터 간 관계와 감정선이 파편적으로 묘사됨
- 배우 실제 연기와 AI 생성 화면 사이의 언캐니 밸리 현상이 뚜렷함
- 추격 장면에서 편집 리듬이 긴장감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함
- 서사적 개연성 부재로 인한 몰입 방해

기술 실험보다 앞서야 했던 것, 이야기의 완성도


최종 빌런으로 실존 인물인 통아저씨가 등장하는 장면부터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쿵후허슬 류의 코믹 액션을 연상시키는 연출이 이어지고, 광화문 광장이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거대 괴수물 수준의 파괴적인 결말로 치달았습니다. 광화문 광장이 화면에 나왔을 때는 "어, 나도 가봤는데!" 하는 반가움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To Be Continued' 자막을 띄우며 끊겼습니다. 미완성 구조(Open-Ended Structure)로 마무리된 것입니다. 미완성 구조란, 하나의 서사 단위로 완결되지 않고 의도적으로 다음 편을 예고하며 끝나는 방식을 말합니다. 시리즈물이나 프랜차이즈 영화에서 종종 쓰이는 전략이지만, 그것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이번 편 안에서 최소한의 서사 완결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한 시간짜리 영화에서 이야기가 한창 무르익는 시점에 뚝 끊기니, "벌써 끝이라고?" 하는 허탈함이 먼저 왔습니다. 극장에서 관람료를 내고 보신 분들이라면 이 감정이 배로 컸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활용한 기술적 방법론은 생성형 AI(Generative AI)입니다. 생성형 AI란, 텍스트나 이미지, 영상 등의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내도록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을 말합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PwC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콘텐츠 제작 비용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출처: PwC](https://www.pwc.com)).).) 기술의 가능성 자체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관객이 영화에서 원하는 것은 결국 기술보다 감정입니다. "이걸 AI로 만들었대"라는 사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앞에 서 있으면, 정작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중간계는 '실험적 시도'라는 명목 아래, 완성도와 서사를 일정 부분 내려놓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제가 더 선명하게 깨달은 건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가"였습니다.
기술이 도구라면, 이야기는 목적지입니다. 중간계는 도구를 앞세우다가 목적지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편이 나온다면, 기왕에 열어놓은 세계관을 살려서 이번에 부족했던 서사적 완결성을 갖춘 작품으로 돌아왔으면 합니다. 저도 아마 또 챙겨볼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 재운 뒤 한 시간짜리로 '색다른 실험'을 구경했다는 것 정도는 충분한 경험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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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youtu.be/0er4kVk7NoE?si=-dLRGP7lX5hI8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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