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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들 시즌 2 (액션, 빌런, 스토리)

by starmini1 2026. 5. 6.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냥개들 시즌 2》는 2025년 4월 3일, 총 7부작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시즌 1이 8부작으로 히트를 쳤던 것과 비교하면 분량이 줄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짧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이 분량으로도 너무 늘렸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액션 연출 —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반복이 문제다


일반적으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액션 드라마는 화려한 편집과 CG에 의존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시즌 2를 보면서 느낀 건 정반대였습니다. 《사냥개들》 시리즈의 액션은 CG보다 실제 격투기 동작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타격감이 살아 있고 움직임이 훨씬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여기서 타격감(impact feel)이란, 주먹이나 발이 상대에게 닿는 순간 시청자가 물리적으로 충격을 느끼는 것처럼 연출이 설계되어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맞는 사람도 때리는 사람도 진짜처럼 보이는 질감입니다. 우도환이 직접 소화한 복싱과 맨손 격투 장면은 이 타격감이 국내 드라마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다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7부작 내내 액션이 좋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사실을요. 상황 설정이 반복되다 보니 비슷한 장소, 비슷한 구도, 비슷한 흐름의 싸움 장면이 이어졌고, 중반부터는 다음 액션 장면이 기다려지기보다 "또 같은 패턴이겠구나" 하는 예측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시즌 2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건 IKFC라는 설정입니다. IKFC란 글로벌 사설 도박 격투기 조직을 의미하는데, 드라마 안에서는 메인 빌런 인백정(정지훈)이 운영하는 지하 격투 리그입니다. 이 조직을 둘러싼 갈등이 시즌 2의 핵심 축인데, 제 경험상 이 설정이 실제 이야기에 얼마나 녹아들었는지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배경은 흥미롭지만, 그 배경을 활용한 사건 전개가 너무 단선적이었거든요.

 

시즌 2에서 눈여겨볼 만한 액션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우도환의 복싱 기반 맨손 격투: 실제 훈련량이 보이는 완성도
  • 이상이의 서포트 액션: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조화로운 연출
  • 박훈이 연기한 문광무의 액션: 해병대 출신 캐릭터 특성이 살아 있는 스타일
  • 반복되는 공간과 구도: 다채로운 환경 활용이 아쉬운 지점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 따르면 국내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편수는 2022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중 액션 장르의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런 흐름 속에서 《사냥개들》 시리즈가 맨손 격투를 시그니처로 확립한 건 분명 차별화된 전략입니다. 다만 시그니처가 강할수록 그것만 기대하게 되는 부작용도 생긴다는 걸, 시즌 2를 보면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빌런과 스토리 — 설정은 있는데 캐릭터가 없다


일반적으로 액션 드라마의 완성도는 빌런의 매력에 달려 있다고들 합니다. 제 경험상 이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냥개들 시즌 2》에서 가장 아쉬웠던 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메인 빌런인 인백정은 정지훈이라는 배우의 존재감 덕분에 화면을 압도하는 장면은 있었지만, 캐릭터 자체의 서사가 너무 얇았습니다. 빌런을 단순히 위협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과, 그 빌런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납득하게 만드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자는 연출로 가능하지만, 후자는 스크립트가 받쳐줘야 합니다. 시즌 2는 전자에만 집중한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서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란, 인물이 이야기 안에서 변화하거나 성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매력적인 빌런일수록 이 아크가 명확하게 설계되어 있어야 시청자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황찬성 캐릭터는 설정 자체는 입체적인 가능성이 있었는데, 실제 전개에서는 그 갈등이 거의 표면에 드러나지 못하고 묻혀버렸습니다. 설정지에는 있었을지 몰라도, 드라마 화면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스토리 구조도 아쉬운 부분이 컸습니다. 제가 직접 7화를 다 보면서 정리해보니, 전개 방식이 "주변 인물이 위협받는다 → 주인공이 좌절한다 → 잠깐 반격한다 → 다시 주변 인물이 위협받는다"는 루프(loop), 즉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순환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영화라면 이 구조가 압축된 긴장감을 낼 수 있지만, 7부작 시리즈에서 반복되면 밀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내러티브 밀도(narrative density)란, 단위 시간당 이야기에서 의미 있는 사건이 얼마나 발생하는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이 밀도가 낮으면 시청자는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 다음 액션 장면만 기다리게 됩니다. 시즌 2에서 제가 정확히 그 상태였습니다. 4화쯤부터는 스토리보다 "우도환 언제 또 싸우나"를 기다리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나마 중심을 잡아준 건 주변 인물들이었습니다. 윤유선이 연기한 건우 어머니 캐릭터는 조용하지만 묵직한 감정선을 유지했고, 박훈이 연기한 문광무는 시즌 2 전체에서 가장 살아 있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해병대 출신 대부업체 사장이라는 설정이 자칫 과할 수 있는데, 박훈 특유의 절제된 연기가 그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줬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와 대사 톤이 소년 만화에 가까운 클리셰로 가득 찬 건 제가 가장 의아하게 느낀 지점입니다. 등급과 내용의 괴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진 드라마가 최근에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기준상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폭력, 선정성 등의 표현 수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출처: 영상물등급위원회), 스토리 성숙도와는 별개로 판정됩니다. 그렇다 해도 이 정도 격차는 시청 후 이상하게 공허한 느낌을 남겼습니다.

 

결국 《사냥개들 시즌 2》는 액션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가져가는 작품입니다. 다만 그 액션을 받쳐줄 스토리와 캐릭터가 뒤따라오지 못하면서, 시리즈가 반복될수록 소비되는 느낌이 강해지는 구조입니다. 만약 7부작을 3~4부작으로 압축하거나, 빌런의 서사를 한 층 더 깊이 있게 설계했다면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즌 3 제작 가능성이 있다면, 저는 빌런의 캐릭터 아크를 먼저 완성하고, 박훈이 연기한 문광무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우도환이라는 배우 자체의 가능성은 이번 시즌에서도 충분히 확인되었습니다. 선하지만 선하기만 하지 않은 인물을 표현하는 감각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보고 싶은 배우입니다.


참고: https://youtu.be/OS2L3GXWZgk?si=SXLQ7iphgrEJGY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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