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7 중간계 리뷰 (AI 영화, 서사 완성도, 넷플릭스) 솔직히 저는 'AI로 만든 영화'라는 말만 믿고 꽤 기대를 품었습니다. 주말 저녁, 육아에서 겨우 풀려난 뒤 넷플릭스를 켰는데, 한 시간짜리 영화라기에 부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기술보다 이야기가 먼저였어야 하는데"였습니다. 국내 최초 AI 생성 영화라는 타이틀이 과연 영화 자체를 받쳐줄 수 있었는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AI 영화라서 새로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달랐습니다일반적으로 AI를 활용한 영화라고 하면 시각적으로 압도적이거나, 기존에 볼 수 없던 장면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중간계를 보고 느낀 건 조금 달랐습니다.영화 초반, 장례식장에 국정원 요원, 경찰, 배우, PD 등 다양한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부.. 2026. 6. 13. 사바하 리뷰 (오컬트, 종교적 상징, 믿음의 본질) 오컬트 영화는 무조건 무서워야 한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일 저녁밥을 먹으면서 틀었던 사바하는, 그 생각을 처음 30분 만에 조용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귀신이 튀어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정작 두 시간 내내 저를 붙잡은 건 공포가 아니라 "도대체 이게 선인가, 악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한국 오컬트 장르로서의 사바하: 장르적 성취와 한계일반적으로 오컬트 영화라고 하면 퇴마, 강신, 공포를 전면에 내세우는 구성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보니, 사바하는 그보다 훨씬 복잡한 층위를 품고 있었습니다. 무속 신앙, 가톨릭, 티베트 불교, 밀교(密敎)까지 한 화면에 뒤섞어 놓은 방식은, 한국 영화에서 이전에 보기 힘든 시도였습니다.오컬트(Occult)란 신비주의·초자연.. 2026. 6. 12. 사자 리뷰 (영화 배경, 오컬트 분석, 관람 추천) 박서준 배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극장에서 '사자'를 보셨거나, 넷플릭스 추천 목록에서 이 제목을 스쳐 지나가신 적이 있을 겁니다. 저는 극장에서 한 번 보고도 모자라 집에서 넷플릭스로 또 틀었습니다. 오컬트 스릴러와 격투 액션이 한 화면 안에서 이렇게 잘 섞일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영화 배경: 격투기 선수가 왜 악마와 싸우게 됐을까영화의 주인공 용후는 MMA(종합격투기) 선수입니다. MMA란 타격기와 유술 등 여러 무술 종목을 혼합한 격투 스포츠로, 링 위에서 어떤 기술이든 허용되는 만큼 실전 강도가 매우 높습니다. 저는 격투기를 즐겨 보는 편인데, 영화 초반 용후의 경기 장면에서 그 박진감이 꽤 사실감 있게 표현됐다고 느꼈습니다.용후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세상도, 하늘도 .. 2026. 6. 12.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닥터꿀잼, 몬스터드링크, 가족영화) 마법 같은 과자 하나로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저는 아이들과 함께 극장에 들어가면서 솔직히 이건 그냥 애들 용 영화겠거니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오니 제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원작 누적 판매 1,100만 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만든 K-패밀리 무비, 영화 이상한 과자가게 전천당 이야기입니다.닥터꿀잼 세트가 보여준 것, 소원과 선택 사이전천당에는 손님마다 다른 과자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중 제가 극장에서 가장 눈을 떼지 못했던 장면은 꼬마 창이가 닥터꿀잼 세트를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아픈 엄마를 고쳐주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가게를 찾아온 아이에게, 주인 홍자(라미란 분)는 과일 맛 약과 의사 가운, 안경이 담긴 세트를 단돈 100원에 건넵니다.여기서 이 영화가.. 2026. 6. 12. 미스매치 영화 (기억상실, 가족코미디, 감동후기) 기억을 잃으면 가족이 더 보일 수 있을까요? 두 달 전 남편과 극장에서 미스매치를 보고 나오면서 저는 그 질문을 한참 붙잡고 있었습니다. 웃으려고 들어간 영화관에서 생각지도 못한 감정을 안고 나왔습니다. 단순한 코미디라 여겼던 영화가 끝나고도 한동안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기억상실이 만들어낸 웃음, 그 설정의 힘이 영화의 주인공 봉수는 처음부터 꽤 지쳐 있는 사람입니다.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과거가 있고, 그 여파로 아내가 직접 창업해 생계를 꾸려가는 형편입니다. 회사에서는 눈치 없고 능력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겉돌고, 집에서는 딸 지운과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백수인 동생 만수, 자신을 무시하는 아버지 석구까지 더해지면 봉수의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입니다.. 2026. 6. 11. 리추얼: 숲속에 있다 (분위기 공포, 죄책감, 요툰) 공포 영화를 고를 때 트레일러만 믿고 골랐다가 낭패를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갑작스러운 점프 스케어(jump scare)에 의존하는 영화가 너무 많아서, 진짜 무서운 공포 영화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지난 토요일 밤, 저도 그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넷플릭스에서 리추얼: 숲 속에 있다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두 시간 내내 숨을 참았습니다.점프 스케어 없이 무너지는 긴장감공포 영화라고 하면 보통 어두운 복도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 귀청을 찢는 음향 효과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런 공식에 워낙 익숙해져 있어서, 첫 장면부터 긴장을 풀지 못하고 화면을 경계했습니다.그런데 이 영화는 달랐습니다. 리추얼: 숲 속에 있다는 대기 공포(atmospheric horror)라고 부르는 방식.. 2026. 6. 11. 이전 1 2 3 4 5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