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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리뷰 (실화 배경, 블랙코미디, 연출 분석)

by starmini1 2026. 5. 22.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틀면서 가볍게 보고 잘 생각이었습니다. 136분짜리 넷플릭스 영화, 그냥 소파에 누워서 흘려보내면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남기는 영화였습니다.

1970년 요도호 납치 사건, 이 실화가 얼마나 황당했는지


「굿뉴스」의 출발점은 1970년 3월에 실제로 벌어진 요도호 납치 사건입니다. 일본의 극좌 무장 조직인 적군파(赤軍派)가 일본항공 351편을 공중 납치해 평양으로 향하려 한 사건입니다. 여기서 적군파란 1960년대 말 일본에서 결성된 급진 공산주의 무장 세력으로, 무력 혁명을 통한 체제 전복을 목표로 삼았던 집단입니다.

영화가 픽션으로 채워 넣은 부분은 한국 중앙정보부의 개입입니다. 한국이 이 혼란을 기회로 삼아 일본에 대한 외교적 우위를 점하려고, 비상 주파수(Emergency Frequency)를 가로채 평양인 척 위장하여 비행기를 서울로 유도하는 작전을 세웠다는 설정입니다. 비상 주파수란 항공기가 위기 상황에서 지상과 교신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지정된 무선 채널을 말합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비행기는 결국 김포공항에 내렸고, 이 지점에서 영화는 실화와 맞닿아 있습니다.

제가 이 배경을 알고 나서 더 놀랐던 것은, 이 사건이 냉전(Cold War) 체제 한복판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냉전이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이 직접 충돌 없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대를 가리킵니다. 한국, 일본, 북한, 미국, 소련이 모두 이 비행기 한 대를 둘러싸고 각자의 계산을 굴리던 상황이었으니, 블랙코미디의 소재로 이만한 것도 없겠다 싶었습니다.

역사적 맥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1970년 3월 31일, 적군파 9명이 일본항공 351편을 납치
- 목적지는 평양이었으나 실제 착륙지는 김포공항
- 한국이 협상에 개입하며 승객 전원 석방 후 납치범들은 북한으로 출국
- 이 사건은 이후 일본 내 항공 보안 체계를 전면 재편하는 계기가 됨([출처: 일본 국립공문서관](https://www.archives.go.jp))))

블랙코미디라는 장르, 이 영화는 얼마나 잘 썼을까

블랙코미디(Black Comedy)란 죽음, 폭력, 정치 부패처럼 본래 무겁고 불편한 소재를 역설적으로 희화화하여 웃음을 만들어내는 장르입니다. 핵심은 웃기면서도 동시에 불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웃음만 있으면 그냥 코미디고, 불편함만 있으면 그냥 사회 비판이 됩니다.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관료들이 비행기 안 승객들의 생사를 두고 다수결로 결정을 내리는 부분이었습니다. 점심 메뉴를 고르듯이 손을 드는 그 장면에서 실소가 터졌습니다. 그런데 웃고 나서 바로 뒤통수가 서늘해졌습니다. 지금도 저 바깥 어딘가에서는 비슷한 회의가 열리고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변성현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이 영화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메타픽션(Metafiction)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메타픽션이란 작품 속 인물이 자신이 이야기 속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서사 기법을 말합니다. 설경구 배우가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관객에게 말을 거는 장면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처음에는 신선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반복될수록 오히려 몰입이 깨졌습니다. 꿈속에서 누군가 어깨를 흔드는 것처럼요.

서부극 미장센(Mise-en-scène)을 끌어다 쓴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된 모든 시각적 요소, 즉 배우의 위치, 조명, 소품, 카메라 각도를 아우르는 영화 연출의 핵심 개념입니다. '황야의 무법자'를 연상시키는 대치 구도와 달이 시계로 바뀌는 편집은 감독이 얼마나 자기 색깔을 확실하게 밀어붙이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감독이 하고 싶은 것을 눈치 보지 않고 다 했다는 느낌,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고 동시에 아쉬운 점이기도 했습니다.

배우들의 앙상블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설경구 배우가 맡은 '아무개'는 직책도 이름도 없는 해결사 역할인데, 이분이 화면에 등장하면 이상하게 안심이 됩니다. 류승범 배우는 중앙정보부장을 너무 과장되게 연기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희화화했는데, 제 생각엔 바로 그 과잉이 풍자의 칼날을 살짝 무디게 만든 면이 있었습니다. 권력자를 비웃으려면 그 권력이 먼저 무겁게 느껴져야 비웃음의 맛이 제대로 살아나는 법입니다. 홍경 배우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3개 국어를 구사하며 심리적 균열을 겪는 장교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고, 일본인 납치범 역할에 실제 일본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은 제작진이 리얼리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보여주는 선택이었습니다.

실화 기반 영화가 늘 안고 다니는 책임의 문제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마음 한켠에 걸렸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역사적 사실(Historical Fact)과 극적 허구(Dramatic Fiction)의 경계 문제였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란 문헌이나 기록으로 검증된 실제 사건을 말하고, 극적 허구란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창작된 가상의 요소를 뜻합니다. 이 영화는 영화 시작부터 "등장인물과 상황은 대부분 허구"라고 자막으로 밝히지만, 블랙코미디라는 형식이 그 경계를 더욱 흐립니다. 웃기게 만들어진 장면들이 오히려 실화처럼 각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이 영화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화 기반 영화가 역사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학계에서도 꾸준히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화가 대중의 역사 이해 방식에 미치는 영향력은 교과서보다 강한 경우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입니다([출처: 한국영상자료원](https://www.koreafilm.or.kr)).).) 요도호 사건에 대해 처음 접하는 젊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허구적 요소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비행기 안의 이야기였습니다. 땅 위에서 벌어지는 작전과 정치 싸움은 흥미진진했지만, 정작 그 작전의 목적인 탑승객들의 존재감이 너무 옅었습니다.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포와 절박함이 더 생생하게 전달됐더라면, 땅 위의 코미디가 훨씬 더 씁쓸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관객이 비행기가 무사히 내려야 한다는 절실함을 품어야 땅 위의 관료 코미디가 더 날카로운 풍자가 되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권력자들의 무책임함을 비꼬는 것은 잘했습니다. 그런데 비꼬기만 하고 끝나버리면, 관객 입장에서는 허전함이 남습니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과 그 문제 앞에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담는 것, 이 두 축이 균형을 이뤄야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오래 남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굿뉴스」는 올해 본 한국 영화 중 손꼽을 만큼 과감한 시도가 담긴 작품입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보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을 꽤 오래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영화보다 조금 아쉬워도 곱씹게 되는 영화가 더 가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구독 중이라면 한 번은 꼭 보시길 권합니다. 단, 편안하게 보려다가 생각보다 많은 것이 남을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조금 하고 시작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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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youtu.be/NDnSRqtNr_0?si=SJ_fI3V7ftN2Z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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